
계약갱신청구권을 둘러싼 오해는 대체로 두 방향에서 나온다. 쓸 수 있는 범위를 실제보다 넓게 잡거나, 반대로 집주인 말 한마디에 아예 못 쓰는 권리로 좁혀서 이해하는 경우다. 실무에서 자주 마주치는 오해 네 가지를 계약서 조항과 함께 짚어본다.
오해 1. 갱신청구권을 쓰면 계속 연장할 수 있다
실제로는 1회에 한해서만 행사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에 따라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지만, 이 요구권은 계약 기간 중 딱 한 번만 쓸 수 있다. 갱신되면 기간은 2년으로 보고, 그 2년이 끝나면 다시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2년 전세를 두 번 살았다고 해서 갱신청구권이 두 번 생기는 것도 아니고, 계약서를 새로 쓴다고 권리가 초기화되는 것도 아니다. 이후 재계약 여부는 순수하게 협의의 영역으로 넘어간다는 점을 처음 계약할 때부터 염두에 두는 편이 좋다.
오해 2.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대면 무조건 못 쓴다
임대인 본인이나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목적이 있어야 거절 사유로 인정된다. 이 부분에서 자주 놓치는 지점은,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놓고 실제로는 들어가 살지 않거나 제3자에게 다시 임대를 준 경우다. 이런 정황이 확인되면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다. 다만 손해배상이 실제로 인정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달려 있어서, 실거주 여부만으로 결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해 3. 계약 만료 전이면 아무 때나 신청해도 된다
갱신청구권은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임대인에게 갱신 요구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치고 만료 직전이나 만료 이후에 요구하면 권리 행사로 인정받기 어렵다. 문자나 통화로 의사를 전달했더라도 날짜와 내용을 남겨두는 편이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근거가 된다.
오해 4. 갱신하면 집주인이 임대료를 원하는 만큼 올릴 수 있다
갱신청구권 행사로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 임대인이 요구할 수 있는 증액분은 기존 임대료의 5% 이내로 제한된다. 이는 전세와 월세 모두에 적용되는 상한이며,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더 낮은 상한을 정한 지역도 있으니 계약서를 쓰기 전에 해당 지자체 조례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5%를 넘는 증액을 요구받았다면 그 초과분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계약서나 문자로 명확히 남겨두는 게 좋다.
갱신 거절이 인정되는 대표적인 사유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유는 아래와 같다. 계약서에 특약으로 별도 조건을 걸어두었더라도, 이 사유들에 해당하지 않으면 갱신 거절 자체가 인정되기 어렵다.
- 차임 연체 — 임차인이 2기분에 해당하는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 실거주 — 임대인 또는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할 목적인 경우
- 철거·재건축 — 안전 문제 등으로 철거·재건축이 계획되어 있고 이를 임차인에게 고지한 경우
- 무단전대·고의 파손 — 임대인 동의 없이 전대했거나 고의·중과실로 주택을 파손한 경우
갱신 요구는 구두보다 문자메시지나 내용증명처럼 날짜와 내용이 남는 방식으로 해두는 편이 낫다. 임대인이 거절 의사를 밝혔을 때도 마찬가지로, 거절 사유를 구체적으로 요청해 서면이나 문자로 받아두면 나중에 사유의 진위를 다툴 때 근거로 쓸 수 있다.